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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꾸로 수업(Flipped learning)의 환상
    창의성 교육 2020. 5. 8. 23:37

    '우리나라 교육 제도' 하면 바로 떠오르는 단어는 주입식 교육, 강의식 교육이다. 한 교실에 20~30명 되는 학생들이 앉아 교사가 하는 강의를 일방적으로 듣고, 필기를 하고, 암기를 한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또한 우리나라에서 역시 여러 가지 교육적 시도가 있어왔다. 그중의 하나가 바로 거꾸로 수업, 플립 러닝이다. 

     

    2014년, KBS 파노라마에서는 '21세기 교육혁명-미래 교실을 찾아서'라는 다큐를 방영했다. KBS는 그 다음 해인 2015년에는 '거꾸로 교실의 마법'을 통해 전국에서 도입된 거꾸로 교실 현장을 소개했다. 거꾸로 교실의 확산의 중심에는 현직 교사들로 구성된 '미래교실네트워크(https://www.futureclassnet.org/)'가 있었다. 홈페이지에서 거꾸로 교실을 위해 발로 뛰는 교사들의 현장을 엿볼 수 있다.

    거꾸로 수업은 말 그대로 수업을 거꾸로 바꾼다는 의미다. 전통적인 교수 현장에서는 지식에 관한 학습 즉, 단순한 하등정신기능을 요구하는 학습은 수업 시간에 하고, 이에 대한 심화 학습인 고등정신기능을 요구하는 학습은 과제로 주거나 자율에 맡겼다. 거꾸로 수업에서 뒤집고자 하는 부분은 바로 이 부분이다. 단순한 지식 학습은 수업 시간 이전에 온라인 강의를 통해 습득하고, 학교에서는 학생이 중심이 되어 문제 해결력, 창의력 등을 요구하는 보다 심도 있는 학습을 한다.

    나는 2017년, 한 학회에 참석했다가 거꾸로 교실에 대해 알게 되었다. 처음 접했을 때의 느낌은 놀라움이었다. 학생들이 중심이 되는 수업, 이론적으로만 배웠는데 실제 현장에서 활용되는 모습을 보니 이게 되는구나 하는 놀라움 반, 우리나라 교육에 대한 희망 반으로 기쁜 마음이 들었다.

    그로부터 벌써 3년이 지났다. 과연 거꾸로 교실이 적용되고 있는 현장은 어떨까? 사실 나는 교사가 아니기 때문에 실제 교사들, 학생들이 겪고 있는 현실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하지만 주변에서 들은 이야기들과 나의 생각을 종합하자면 거꾸로 교실의 한계점은 분명히 존재한다.

    가장 큰 한계점은 학생들이 과연 수업 전에 미리 영상을 보고 오는가에 관한 것이다. 학생들이 수업 전에 영상을 보기 위해서는 첫째로, 온라인 기기와 원활한 네트워크 환경이 필요하며 둘째로, 학습에 대한 의욕!이 필요하다. 생각을 해보자. 내가 만약 학생이라면 거꾸로 수업이 있는 시간마다 빼먹지 않고 미리 온라인 강의를 시청하고 올 것인가? 게다가 학교에서도 아니고 집에서 말이다. 

    실제로 미리 강의를 듣지 않고 오는 학생들 때문에 거꾸로 수업 진행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이야기를 건너 들었다. 거꾸로 교실의 핵심은 지식을 미리 습득하고, 단순 지식 습득보다 심화된 내용을 수업 시간에 진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미리 강의를 듣지 않고 온다면 사실상 수업이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물론 미리 강의를 듣고 오는 부분에 대한 책임을 전적으로 학생의 책임으로 돌려서는 안 될 것이다. 미리 제공되는 강의의 질이 떨어지거나, 매우 지루하게 구성되어 있지는 않은지, 너무 길거나 짧지는 않은지 등 여러 요소에 대한 점검이 계속해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꾸로 교실에 희망은 있다고 본다. 특히 이번 온라인 개학 사태로 인해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전국적인 온라인 수업이 진행되었다. 이로 인해 온라인 수업을 위한 인프라가 굉장히 빠르게 구축되었다. 온라인 학습에 대한 학생들의 경험치도 많이 올라갔기 때문에 거꾸로 교실에 대해서도 보다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거꾸로 교실이 완벽한 방법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더 이상 기존의 수업 방식으로 미래 사회를 대비할 수 없다는 것은 너무나 명확한 현실이다. 그 방법이 거꾸로 교실이든, 또 다른 방법이든 간에 미래 사회를 대비할 수 있는 교육적 노력은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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